4주 동안 주4일 30분 운동 인증을 했다. 벌금도 걸었고 출근하면 볼 수밖에 없는 동료들과 한 거라 내 성격상 어길 수도 없었지만 그보다도 4주를 기분 좋은 느낌과 함께 잘 보낼 수 있었던 건 ‘주4일 30분 운동’은 조금 만만했기 때문이다. 20kg 감량이 최종목표인 내가 고작 ’주4일 30분 운동‘을 한다고 하니 ’그건 너무 적지 않아?‘라는 반응이 많았고 나 역시도 처음에는 너무 시시한 약속 아닌가 싶었다. 내 목표는 ’4주 6kg 감량‘이었는데 다른 한 분은 ‘체지방 1kg 감량’이었다. 나는 목표라면 되든 안 되든 6kg 감량 정도는 되어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생각해보면 되든 ‘안 되든’ 즉 안 될 거라 뼛속까지 세포속까지 생각하고 있었던 것 같다. ‘엥? 1kg 감량? 그게 목표인가?’라고 생각한 건 정말 어리석은 마음이었다. 그분은 나처럼 이것저것 다양한 것에 관심이 많은 분인데 나와의 차이점이라 한다면 나는 정말 ‘생각만’ ‘망상만’ 한다는 것이고 그분은 항상 ‘실행’에 옮긴다는 거였다. 그래서 나는 항상 남들과 나, 이상적인 나와 현재의 나를 끊임없이 비교하며 열등감에 시달리며 내 삶을 살아가지 못하고 방황 중인 걸까. 매사에 자기중심을 갖고 적극적으로 임하는 그분과 나의 차이가 바로 여기서 오는 게 아닐까, 이렇게 또 비교를 하며. 나는 애초에 되지 않을 목표를 잡고 노력하지 않는 나를 합리화해왔고, 그분은 조금 노력하면 할 수도 있는 목표를 적절하게 잡아 노력을 하고 꾸준히 실행을 해왔다. 그분의 주도 아래 4주 운동 모임이 시작된 거라 사실 너무나도 고맙다.
4주가 끝나고 나는 2kg 정도 감량했고 ’고작 30분‘ 운동이었을 뿐인데, 심지어 처음에는 실내자전거 인터벌 30분을 시도하다가 그냥 30분 돌리기로 바꿨음에도 불구하고, 컨디션도 좋아지고 생애 처음으로 나도 ’운동 습관‘을 가진 사람이 될 수 있다는 희망이 생겼다. ’매일‘ 하겠다는 건 ’안‘ 하겠다는 것이었다. ’매일‘이 아니라 ’주4일‘로 바꾸니 마음이 한결 가볍고 오히려 더 많이 하게 된다. 4주 더 모임을 연장하면서 주4일 30분 운동에 개인 미션을 추가했다. 나는 신중히 고민했다. 왜냐하면 무리한 목표를 설정해서 무리하게 하면 당장 효과가 조금 더 좋을진 모르나 부정적인 감정만 쌓이고 운동이 ’습관‘이 되지는 않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주4일 소미핏 교정스트레칭’과 ‘주2일 이소라 다이어트비디오1탄’을 추가했다. ‘매일 30분 운동’ ‘주4일 이소라 다이어트비디오1탄’과 같은 목표가 또 나를 유혹해왔지만, ‘꼭’ 할 수 있는 것만 하기로 했다. 운동을 하고 기분 좋기를, 너무 피곤한 상태에서 운동해야 하는 일이 없도록, 운동으로 인해 긍정적인 마음이 마음껏 샘솟도록 잘 조절하는 것도 ‘운동 습관’을 만드는 중요한 포인트 같다.
여기에 나 혼자 몰래 ‘주4일 30분 독서’를 추가했다. 책을 사놓고, 책방을 좋아한다 하면서, 책 한 권 완독하는 게 쉽지 않았다. 직장을 다녀서라는 핑계를 대곤 했지만, 남는 게 시간이다. 인터넷과 유튜브, 카톡을 들락거리는 시간만 하루 평균 세네시간은 된다. 시간이 남아 돌아서, 심심해 미치려고 하면서. ‘주4일 30분 독서’를 적고, ‘낼나 뽀모도로 타이머’를 샀다. 너무 이뻐서 유튜브를 보고(!) 샀다. 어쨌든 유용하게 쓰고 있다. 주4일 30분 독서인데 30분 하고나면 더 읽고 싶어서 사실 훨씬 더 오랜 시간을 읽는다. 하지만 30분 독서 후 책과 타이머를 타임스탬프 어플로 촬영해 기록해둘뿐, 그 이후 더 읽은 시간은 따로 기록하지 않는다. 그건 그냥 자유에 맡기고 매일 30분 독서한다는 생각만 내 머릿속에 남기려 한다. 왜냐하면 나는 자꾸 책 읽는 나를 과시하고 싶은 생각이 있기 때문이다. 취미가 독서라고 하고, 책방을 좋아한다며 책을 사면서, 무슨 책을 읽냐고 하면 선뜻 대답을 하지 못하는 그 순간에 나는 나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를 키워왔다. 있어보이려는 그 느낌, 전에는 그저 책이 좋아서, 문장이 좋아서 읽었는데, 어느 순간부터 남의 시선만 의식하다 내 마음을 들여다보지 못하는 바보가 되었다. 뭐 어쨌든, 생각보다 30분 읽으면 책을 얼마 못 읽는다. 30분씩 매일 읽으면 책을 많이 읽을 것 같지만 산술적으로 계산해봐도 실제 그렇지 않다. 그래서 오히려 더 읽게 되는 것 같다.
음, 4주 4주 쌓아가다보면 어느 순간 그 시간들이 내가 될 거라 믿는다. 전에는 무언가를 하면 열심히 했다. 성실히 했다. 그래서 그것들이 쌓여 나는 내가 무엇이든 할 수 있는 사람이라는 긍정적인 생각과 믿음이 있었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는 뭐든지 대충대충 하고 하다 말았다. 다짐하고 실패하고, 사실은 되지도 않을 목표를 잡아두고 마치 그 목표를 세워둔 내가 그 목표를 달성한 마냥 떠들어대면서. 그러면서 나는 할 수 있는 게 없는 사람이라는 부정적인 생각과 믿음이 견고해져버렸다. 이제라도 다시 바로잡고 싶다. 머릿속은 마음속은 여전히 부정성으로 가득차 있지만, 행동하지 않고 긍정적인 생각과 희망회로만 돌려서는 아무 의미가 없듯, 내가 행동하고 있는데 마음속이 부정적이라 해서 내 행동이 의미없진 않을 것이다.
올해 남은 6개월 동안 내가 할 수 있는 작은 걸음들을 쌓아가며 앞으로 평생 내가 할 수 있는 작은 걸음들을 쌓아갈 소중한 경험으로 만들고 싶다. 그나저나 언제 와도 좋을 공간을 찾았다. 광교카페거리에 있는 <카페 그루비>. 밖으로 나가면 산책을 할 수 있고 안은 언제나 따사롭고 어둡다. 어두운데 아늑하고 은은한 스탠드가 내 공간을 조용히 밝힌다. 낮인데도 이런 느낌을 가질 수 있음에 감사하다. 주말 낮에 쉴 수 있는 공간이 필요했는데 아무도 찾지 않지만 나를 숨길 수 있는 공간을 찾은 느낌이라 왠지 모르게 조금 안심이 되었다. 사람이 들어와서 북적거려도 안심이 될 것 같은. 대화를 나누고 싶은 손님들은 야외테이블에 있는 것 같다. 조용히 책을 읽고 작업을 하는 사람들만 안에 있는 것 같은 느낌? 클래식 기타 선율의 울림이 너무나도 듣기 좋고 포근해지는. 게다가 카페라떼의 얼음은 우유 얼음이다. 이게 바로 책의 공간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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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주 습관으로 나에 대한 긍정적 이미지 만들기, 주4일 30분 운동 30분 독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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