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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용의자X 감상 (스포 있음)

금융왕초보 2024. 7. 6. 2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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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처럼 영화를 보지 않는 내가 오랜만에 처음부터 끝까지 영화를 봤다. 용의자X. 원작 소설 <용의자X의 헌신>을 읽진 않았던 것 같고, 아마 일본판 영화를 조금 보다말았는지 끝까지 봤는지 아니면 요약본을 봤는지는 기억이 정확하지 않다. 어쨌든 처음 사랑을 느끼게 된 수학자가 살인 혐의를 뒤집어쓴다는 것만 알고 있었고 그 디테일한 내용은 잘 몰랐다. 실내자전거를 타면서 볼 영화가 필요했는데 마침 무료이길래 클릭해서 보았다. 기대 이상이었다. 주인공 석고(엔딩 크레딧 전까지 석호라고 알았다. 윤아도 유나로 알았다.)는 수학선생님인데 그가 옆집 여자를 보고 사랑에 빠져 살인 혐의를 뒤집어쓰고 실상 살인까지 저지른 건 좀 과하다고 생각했고 옆집 여자도 왠지 정체가 불분명한 느낌이라 그런 점에서는 아쉬움이 있었지만 소설적 장치라 그게 최선 같긴 하다. 인간관계에서 고립을 느끼고 있는 내 상황이 주인공 석고와 비슷하게 느껴져 눈물을 펑펑 쏟았다. 어쩌면 눈물을 쏟아낼 구실이 필요했던 걸지도 모른다. 눈물을 흘리면서 동시에 앞으로 슬픈 영화를 봐서 다음날 내 눈이 퉁퉁 불어있고 내가 눈물을 흘렸던 것에 정당성을 부여해야겠다는 아이디어가 떠오르기도 했으니. 여튼 중간에 석고가 스토커인 척 연기할 때 순간 내가 내용을 잘못 알았나 헐 저거 뭐야 싶어서 나도 속았다. 내가 속았기 때문에 영화를 끝까지 보길 잘했다는 생각도 들고 보는 내내 흥미로웠다. 석고가 자백을 하고나서 여자가 깨달을 때 나도 같이 깨달았다. 사진 찍을 때는 정말 석고가 싸하게 느껴졌고 역시 음침해보이더니 그렇지 뭐 했는데 반전을 보고 놀랐다. 사실 석고가 뭘 그렇게 디테일하게 설계했는지는 영화를 보고 알기 어렵다. 물론 석고가 어떻게 알리바이를 만들었는지는 전혀 예측하지 못했지만. 석고가 몇년형을 받았을지, 그 후로 어떻게 살지는 상상이 잘 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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